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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실무/정실장의 실무일지

공인중개사 시험 어렵나요? 난이도가 궁금한 당신에게 ① (30회 공인중개사 합격 후기)

[공인중개사 인강] 1년째 환급 지연 중인 랜드*로. 그리고 환급 글은 전부 삭제하고 강퇴시키는 '공사모' 카페의 실체.

 

*후기 쓴 후 '환급 지연'으로 인해 해당 업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 최근에 썼던 글 추가합니다. 

 

[공인중개사 인강] 1년째 환급 지연 중인 랜드*로. 그리고 환급 글은 전부 삭제하고 강퇴시키는 '

안녕하세요. 랜드*로 2년 100% 환급반 신청 후, 31회 시험 합격한 공인중개사입니다. 제목 그대로 100% 환급으로 마케팅 해놓고 1년째 환급 지연 중이며 지연 사실에 관한 글 올리자 빛의 속도로 회

just-do-it-2020.tistory.com

 

 

 

오늘은 실무일지 대신, 공인중개사 시험 난이도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솔직한 글 하나를 써본다.

 

응시자 수도 합격자 수도 많다는데.. 시험이 어느 정도로 어려운지,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하는 건지 자세히 알려주는 글이 잘 없어서. 1차 시험 합격 후 실무 보고 있는 부동산 실장의 입장에서 공인중개사 시험 난이도와, 공부량 그리고 과목별로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실무와 얼마나 연결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해보려 한다. 막연히 중개사 시험 한 번 쳐볼까, 싶은 사람들이 본다면 현실적인 이야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 1차 과목 위주와 전체적인 난이도에 대해 쓰는 글이며,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공인중개사 1,2차 구분과 시험과목 종류 정도는 숙지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씁니다.)

 

 

 

 

공인중개사 시험 쉽나요? 어렵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쉽지 않고, 나이와 공부머리(?)에 따라 더 어렵거나 덜 어렵거나. 둘로 나뉠 뿐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일단 나의 조건을 먼저 설명한다.

(참고로, 내 시험 준비를 위해 남편도 같이 공부하고 시험을 치뤘기 때문에 표본을 둘로 잡았다.) 

 

수험생1

나이 : 31살 

직업 : 영어학원 운영

공인중개사 준비 계기 : 부모님께 부동산 배워 동업하려고 직업 전향 

공부 기간 : 5개월 (제대로 공부한 건 3개월)

공부 방법 : 인터넷 강의

 

수험생2 (남편)

나이 : 31살

직업 : 회사원 (광고/마케팅)

준비계기 : 아내를 위한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주려고, 자기계발 겸 자격증 하나 따려고 

공부 기간 : 5개월 (제대로 공부한 건 2개월)

공부 방법 : 인터넷 강의


공인중개사 시험에 영향을 준 기타 우리 부부의 공통적인 특징은,

1. 학창시절에 공부 열심히 했던 우등생

→ 대학교 졸업 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제대로 '공부'를 한 건 몇년만이었지만, 둘 다 시험이나 공부라면 자신이 있었음. 소위 말하는 공부머리, 공부노하우가 있는 편이어서 난이도를 떠나 자격증 시험이라는 게 딱히 걱정되지 않았음.

   

2. 경영학과 전공

→ 경제에 대한 기본 상식이 있음. 부동산학개론에 나오는 경제 파트의 수요 공급 법칙 같은 건 기본으로 깔고 갈 수 있는 배경지식 있는 상태. 

 

3.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퇴근 시간을 활용해 집에서 공부

→ 주말부부여서 평일 퇴근 후 저녁 시간엔 각자, 주말엔 같이 공부. 


그러니까 시험합격을 위해 '공부' 하는 게 나름 익숙하고 자신있는, 학장시절 공부 좀 했던 30살의 젊은 사람 기준에서 느끼는 난이도 이야기란 걸 감안하고 아래 글을 읽으면 된다.  

 

우리 부부가 공인중개사 1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데...? 이다. 

 

1. 일단 공부량이 많다.

 인강 커리큘럼만 해도 한 과목당 입문 > 기본 > 심화 > 문제풀이 > 특강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강의 하나가 기본 1시간에 입문-기본-심화만 해도 100강이 넘어간다. 생각보다 진도 나가는 데에 시간이 꽤 든다는 뜻이다. 그마저도 우리는 영상을 기본 1.6배~2배로 설정해서 빠르게 들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하루만에 몇 강씩도 듣고  할 수 있었는데 나이가 있는 어른들일수록 배속해서 듣는 게 어려우니 시간이 더 걸린다. 인강 교수님들은 기본강의를 적어도 3번은 돌려보라고 하는데.. 한번 다 듣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심화강의는 안 듣고 기본강의만 듣거나, 일정 파트는 아예 포기하고 과락(40점)만 넘기자, 60점만 넘기자 식의 전략으로 공부하기도 하는데 공인중개사 시험이 점점 어려워져서 50-60점을 목표로 공부하기엔 합격이 불분명해진다. 공부하는 본인 스스로도 내내 불안하고, 애써 노력했는데 탈락해서 꼬박 1년을 또 기다리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2. 내용 자체가 어렵다. 

 처음에 용어가 어려워서 그렇지, 기본 개념들에만 익숙해지고 나면 괜찮다~라고 하는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어느 정도 적응하고 진도를 나가다보면 조금 낫긴 낫다. 하지만 처음 공부를 시작하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했던 전문적인 용어들이 쏟아져 굉장히 당황스럽다. 와.. 내가 진짜 이걸 다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나?라는 의심이 솟구치기 시작하고, 들을 땐 이해했는데 돌아서면 기억에서 사라져 며칠 지나면 완전히 리셋되는 경험을 수십번도 더 하게 된다.

 

 용어 뿐 아니라 내용은 더 복잡하고 어렵다. 1차 시험이 부동산학개론/민법 이 두 가지인데. 6개의 시험 과목 중 가장 깊이 있는 과목이 자타공인 '민법'이다.

 

 민법은 정말.. 깊이 들어간다. 암기만으로 절대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이해력이 받쳐줘야하는데 천천히 읽으면서 이해하는 거 말고, 주어진 시간안에 지문을 빠르게 읽어내고 빨리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사례로 나오는 시험 문제는 지문도 길고, 생각할 것도 많아서 조금만 집중을 흐리면 읽고 또 읽어도 이 안 되기 십상.) 게다가 어쨌든 '법'에 관한 거다보니 법조문도 외워야 하고, 파고들면 들수록 헷갈리고 어렵다. 평소에 남들보다 이해력이 떨어진다든지, 많은 양을 공부해내는 습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많이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부동산학개론 경우도 다른 과목에 비해 다들 만만하게 보지만. 같은 1차 과목인 민법이 워낙 어렵고 양이 많아 그렇지 개론 역시 만만치 않다. 어려운 계산 문제 같은 건 다 포기하고, 정말 이해 없이 암기만 해도 되는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개론도 암기와 동시에 이해를 요하는 파트는 꽤 어렵다. 

 

3. 시험 난이도가 변수

 공인중개사 합격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해마다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 기출문제를 봐도 5년 10년전 문제는 확실히 쉽고, 곧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바뀔거라는 이야기도 몇 년째 나오는 중. 그런데 전체적인 난이도 뿐 아니라 본인이 시험을 치르는 회차에 어떤 과목이 갑자기 확 어려워질지 알 수가 없어서 그것도 하나의 변수가 된다. 

 

 예를들어, 지난 30회 시험에서는 뜬금없이 학개론에서 세법 문제가 두 문제 나와 반발이 컸다. 시험 범위가 아닌데 출제된다거나, 지나치게 디테일한 걸 묻는 문제 등 전반적으로 개론이 많이 어려웠는데.. 그 덕분에 개론 전체 중 70% 이상을 공부한 나와, 30%밖에 하지 않은 남편이 느끼는 체감상 난이도가 똑같은ㅎㅎ 웃픈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어쨌든 이렇게 예상을 벗어나 난이도가 확 올라가면, 과락만 넘기자는 전략으로 공부한 사람들에겐 60점 넘기가 쉽지 않다. 

  

 

 중년의 고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공인중개사 시험. 수능 다음으로 대한민국에서 응시자가 가장 많은 국가시험이라 주위에서도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을 것이다. 요즘은 연령층이 점점 내려가 20대 중에서도 자기계발의 일종으로 자격증 따두려는 사람들도 많은데.. 젊다고 무조건 유리하고 나이 있다고 무조건 합격하기 힘든 시험은 아니지만! 법을 전공하거나 부동산 실무를 해 본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분명 젊을수록 승산이 있는 게 확실하다. 결국은 반복을 통한 암기 싸움이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1차 시험을 준비하는 내내 '와.. 이거 진짜 어르신들은 못 외우겠는데? 어른들이 이걸 다 어떻게 외워?' 라는 말 정말 많이 했다... ㅠㅠ 암기해야 할 분량이 장난이 아닌데...;; 공인중개사 시험이 왜 만만한걸로 알려져있는지^^; 아이들 키우면서 시험 준비하는 엄마들이나 40-50대에 도전하시는 분들 모두 정말 다 대단하게 느껴졌다. 커뮤니티에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생각이 안나니까 너무 힘들다고, 기억력 때문에 한탄(?)하시는 분들 엄청 많았고... 

 

 비교적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젊은 사람이라고 해도, 직장이나 학업과 병행하면서 평일 저녁/주말을 이용해 공부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진짜 독하게 마음 먹어야만 가능하고.. 1년 내내 긴 호흡으로 시험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웬만한 의지가 아니고서야 안 되기 때문에ㅠㅠ 우리 부부도 주말은 내내 놀기 바쁘다가 마지막 한 달동안 막판 스퍼트로 미친듯이 해서 땄다.. 애초에 5월부터 시험 준비한터라 5개월밖에 공부 안 했는데도 회사 마치고도 인강을 듣고 공부를 해야하는 게 얼마나 고역이었는지. 그러니 쉽게 생각하고 덤비는 사람은 마인드를 바꿔야 할 것이다. 

+ 나는 시험 만만하게 보고 5개월만에 1,2차 동차합격 목표로 공부 시작했다가 한 달해보고 바로 동차 욕심은 접었다^^;


 

결과적으로 나나 남편이 몇 달 공부하지 않고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을 볼 때, 의지와 공부머리만 있다면 20대에서 30대 초반에게까지는 할만한 정도의 시험이 맞긴 하다. 그러나 평소에 책 읽는 거 싫어해서 글과 안 친하다든지, 성실하게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공부해낼 자신이 없다든지, 꼭 따야겠다는 목표나 간절함 없이 그냥 한번 해보려 한다든지.. 하는 사람이라면 나이를 떠나서 추천하지 않는다. 학원이나 인강 없이 독학은 불가능하고, 공부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쉽지 않을 거라는 거. 꼭 말해주고 싶다. 

 

동차합격후기, 합격수기, 시험 난이도 이런 글만 찾지 말고 내가 1년 동안 시험 준비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사람인지부터 잘 생각해보자. 당장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민법 강의 한 두개만 보자. 그리고 서점에서 공인중개사 수험책을 펴서 목차부터 내용까지 조금씩 읽어보자. 그렇게만 해도 공인중개사 시험이 쉬울지 어려울지 스스로 수준에 맞춰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무턱대고 책 사고 인강 끊는 것보다, 현명하게 잘 판단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 다음 포스팅에서는 랜드프로 수강 후기와, 과목별 교수님 추천하는 글이 올라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