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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요정/내돈내산 리뷰

싱크대 막혔을 때 뚫는 방법 (음식물 분쇄기 막힘, 펑크린 소용 없음)

 

 

음식물 분쇄기(디스포저)를 사용한지 2년이 되었다.

 

주의사항을 잘 지켜 사용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 번도 막히거나 역류하는 현상 없이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주말에 처음으로.. 싱크대가 막혀버렸다 ㅠㅠ 

 

남편이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삐삐- 거리는 경고음이 들리는 거다! 그런데 아무리 귀를 기울여봐도 정확히 어디에서 경고음이 울리는지 알 수가 없어서 둘이 한참 두리번거리다가, 싱크대 아래 수납장 문을 열어보더니 남편이 "여보.. 물이 넘치는데?!" 라고..!

 

당황해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싱크대 배관 제일 아래 쪽에 역류방지캡 위로 진짜로 물이 조금씩 흘러 넘치고 있었다. 흘러 넘친 물이 어딘가에 고이면서 경고음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아 정신 없는 와중에 일단 행주로 물을 닦아서 흐르지 않도록 해놓고, 보일러와 연결된 전기 코드를 다 뽑았다. 그랬더니 경고음이 멈추고 역류한 물도 몇 분 지나자 멈추었다. 

 

처음 있는 일이라 영문을 몰라 일단 싱크대 아래 있는 배관들을 하나씩 분리?해서 열어봤는데 그 쪽엔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보아... 아마 싱크대 바로 아래쪽 니은(ㄴ)자로 꺾이는 배관이 막힌 것처럼 보였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싱크대 배관이 막히는 이유는 음식물 아니면 기름때인데, 우리집은 새 아파트고 이사 온 지 몇달 되지 않아 기름때 때문은 아니었다. 원인은 남편이 설거지 후 한꺼번에 갈아넣은 반찬.... 

 

냉장고에 있던 쥐포 반찬을 버리려고 그걸 음식물 분쇄기에다 갈아 넣었는데, 양이 많은 데다가 설탕과 물엿이 묻은 쥐포를 한꺼번에 막 분쇄했으니 ㅠㅠㅠㅠ 그게 좁은 배관을 막아버린 것 같았다. 

 

 

 

업체를 부르면 어쨌든 돈이 드니까, 일단 급하지 않아서 다음 날 마트에서 하수구나 싱크대 막힌 걸 뚫어주는 액체를 사왔다.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유한양행에서 나온 '팡뚜러'라는 제품, 용량 많은 걸로 구매!

 

'펑크린'이라는 명칭의 제품이 더 익숙했지만 다른 것들은 팡뚜러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서 뭔가 기능이 약할 거라 생각돼서..ㅠㅠ 그나마 제일 가격대가 있는 걸로 샀다. 그리고 유한양행이니까 브랜드도 신뢰가있고!

 

 

 

제품 뒷면에 사용방법 그림을 보니 100ml를 붓고 30분만 기다리면 확! 뚫린다고 되어있어서 200ml를 붓고 1시간을 기다렸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심하게 막혀서 이 정도로는 안 되나보다 해서 더 많은 양을 붓고 하룻밤을 기다려봤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 아니, 소용이 없는 게 아니라 더 심하게 막혀서(???) 그래도 물이 흘러내려가긴 하던 배관이 아예 바로 앞에서 꽉 막혀버렸다. 덕분에 물이 배관 끝까지 고여 찰랑거리는 게 눈에 보이는 지경까지;;;

 

그러고 다시 팡뚜러 제품 설명을 봤더니 그림에는 확! 뚫립니다 라고 되어있지만 글로 표기된 내용은 이미 막혀 있는 걸 뚫어주는 게 아니라 '배수관 막힘을 예방하고 청결을 유지'하고 싶을 때 주 1회 100ml를 사용해라... 였다. ;;  

 

그제서야 이런 액체 따위 붓는 걸로는 이미 막힌 걸 뚫을 순 없겠구나 싶어.. 포기하고 업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하자마자 업체 광고가 엄청 많이 뜨는데, 블로그를 찾아봐도 얼마에 했다는 후기도 별로 없고.. ㅠㅠ 이걸 후기 뒤져가며 사이트 비교해가며 1,2만원 아끼려고 시간 쓰기가 싫어서 그냥 전국에 지점이 있고 24시간 서비스가 된다고 써놓은 큰 업체에다 바로 전화했다.

 

광고 아니고, 막 좋다고 추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업체를 부르면 이 정도 가격이고 나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적어놓으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써본다.

 

나는 뚜러콜 이라는 업체에 전화를 했다. 홈페이지에 기본 가격을 다 명시해놓았길래 믿음이 가서 대표 고객센터 번호로 전화해 지역만 말했더니 바로 담당 기사님을 배정해주더라. (참고로, 총선 당일에는 공휴일이라 그런지 전화 연결이 안 됐다. 그래서 하루 기다리는 마음으로 욕실에서 설거지했음..) 

 

배정된 기사님이 따로 연락 와서 내 퇴근 일정에 맞춰 시간을 조율하고 집에 방문. 들어오시는데 엄청나게 큰; 기계를 가지고 오셔서 아.. 저런 게 필요한가? 하고 깜짝 놀랐다. 사진을 보내줬더니 남편도 하수구, 배관 뚫는 일이라고 해서 옛날식(?) 스타일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되게 전문적이어 보인다고^^;; 

 

기사님은 와서 5m 배관 기준으로 기본 요금이 8만원이고, 일반 가정집은 웬만하면 5m 기본요금으로 다 해결되는데 혹시나 심하게 막히거나 더 길게 뚫게 되면 추가요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이건 고객센터 통해 예약할 때도 들은 이야기라 바로 오케이 하고 작업시작!

 

 

 

그런데 우리 아파트 배관 지름이 다른 곳 보다 더 작은지 뚜러콜 기사님이 가지고 온 장비가 맞지가 않아서, 일단 배관에 청소기 같이 생긴 걸 넣고 역으로 빨아들여보자고 하셨는데.... 

 

전원 버튼 켜서 빨아들이자마자 호스로 덩어리 같은 게 꿀렁(?)하고 걸려 나오는 것 같더니 세상에 ㅠㅠㅠㅠ 남편이 갈았던 그 쥐포들이 거의 하나도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다 나왔다...^^;;;; 전날 부어놓은 유한양행 팡뚜러 냄새까지 더해져서 순식간에 온 집안에 락스냄새가 진동 ㅠㅠ 서둘러 문을 더 열고 환기 시키고..

 

원인이 쥐포 반찬이었는데 그게 다 나온 것 같아 물을 틀어봤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콸콸 잘만 내려가는 것이다..ㅋㅋㅋ 그래서 더 작업할 것도 없이 장비 치우고, (원래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빨려 나온 음식물은 기사님이 우리집 화장실에서 처리하셨다.. 그런 거 변기에 내려 보내도 되냐고 내가 미심쩍게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알아서 하겠다고 하시면서.. 손님 화장실에서 전부 처리하심..

 

청소기 같은 걸로 빨아들인 것 외에는 딱히 다른 작업이 없어서 처음에 이야기한 8만원 기본 요금을 다 받으시려나..?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역시 비용은 8만원이라고 하셨다..ㅎㅎㅎ 무거운 장비도 막 챙겨 오시고 출장비 개념인가보다 하고 8만원 드리고 기사님은 철수! 그렇게 싱크대 아래 배관 열어보고 문제 살펴보고 다 처리하는 데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마지막에 음식물 분쇄기 쓰는 건 괜찮은데, 항상 물을 충분히 켜놓고 조금씩 천천히. 배관 모양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압이 충분해야 다 쓸려 내려간다고. 분쇄기가 워낙 음식을 잘게 갈아서 웬만하면 다 잘내려가는데 물을 적게 쓰면 갈린 음식물들이 흘러가지 못하고 배관에 가라앉기 때문에 그 부분을 주의하라고 일러주셨다. 또 겨울철엔 일주일에 한 번씩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끓여서 천천히 부어주면 기름때로 배관이 막히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도. 출장을 다녀보면 음식물보다는 주로 기름때로 배관이 막히는 일이 많다고 하셨다. 


✔️결론

1. 음식물 분쇄기 쓸 때에는 소량을 조금씩, 물로 충분히 내려가며 쓰기

2. 음식물로 배관이 막혔을 때는 뚫어준다는 액체 사다가 붓지 말고 그냥 업체 부르기 (나처럼 더 심하게 막힐 수도 있다..)

3. 뚜러콜이라는 업체 기준으로는 기본 요금이 8만원이었음

 


 

혹시 나처럼 싱크대 배관이 갑자기 막히고 역류해서 당황하는 사람들 있다면 이 글 보고 도움 되기를 ㅠㅠ   

그리고 음식물 분쇄기 디스포저 쓰시는 분들, 항상 주의하셔서 괜히 쌩돈 나가게 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