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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요정/생활정보

넷플릭스 투핫(too hot), 하트시그널을 사랑하는 우리에겐 버거운 예능

※ 개인적인 감상 후기입니다. 

 

 

 

 

 

 

 넷플릭스 켰다가 메인에 크게 뜨는 거 보고 영업 당해서 눌러본 청불 예능 '투 핫(too hot to handle)'.

 

 뭐지뭐지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인가 하고 누른 건데 오마갓.. 하트시그널 해외버전 그런 게 아니었다. 예쁘고 잘생긴 젊은 남녀를 모아놓고 썸을 타되 키스나 섹스 등등 성적 행위를 하면 상금을 깎는 이상한..? 예능이었다. 

 


전 세계에서 최고로 섹시한 남녀가 모였다. 그것도 환상적인 해변에. 하지만 미안하다. 반전이 있다. 거금 10만 달러의 상금을 손에 쥐고 싶다면, 섹스는 포기해야 한다.


 

 

투 핫 (too hot to handle)

 

 

 

 넷플릭스 콘텐츠 소개란에는 이렇게 쓰여져있지만,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나름의 인사이트가 있다. 

 

 나도 인공지능 라나가 등장해서 한 달간의 합숙 취지를 말해주기 전까지는, 그냥 혈기왕성한 사람들 데려다놓고 누가누가 성욕 잘 참나 경쟁시키는 1차원적인 프로그램인 줄 알았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이 프로그램의 진짜 목적은 바로,  


"진정한 교감"


 어떻게 교감시킨다는 것일까?


 방송에 참여하기 위한 오디션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보면 국적이 다양한데, 외모와 몸매에 자긍심 넘치는 전 세계 핫한 남녀들이 엄청나게 지원을 해댄 모양이다. 그런데 예쁘고 잘생기고 몸매만 좋다고 뽑힌 게 아니라고. 참가자들에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데이팅 앱 헤비유저!

섹스를 기반으로 가볍고 짧은 만남만 즐기는 사람들 


 투 핫(too hot)의 참가자들은 그동안 데이팅 앱으로 성적 교감이 전부인 원나잇이나 짧은 만남만 이어오던 사람들이다. 중간 중간 인터뷰 영상만 봐도 누구 하나 다를 것 없이 쉽고, 가볍고, 솔직하다.

 

"내 외모랑 매력은 개쩔어. 나한테 안 넘어오는 사람 없음. 난 마음만 먹으면 하룻 밤에도 여러 명의 남자(여자)를 침대로 데려갈 수 있는데? 그 정돈 일도 아니지. (으쓱)"

 

 이런 연애 문화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투 핫(too hot)은, 성적 행위 없이도 상대방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알려주려 한다. 함께하는 시간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열도록. 흥분으로 달아오르고 몸을 섞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고, 스킨십과 섹스 없이도 그 너머의 상대방을 알아보라고.

 

 그리고 동기부여를 위해 미션과 상금을 걸었다. 10만 달러(한화로는 약 1억 2천)에서 누군가 규칙을 어길 때마다 참가자들이 받아갈 상금을 깎는 방식이다. 키스 한번에 3천 달러, 섹스 한 번에 1만 달러..

 

 에피소드 1, 2화만 보아도 참가자들에게 이 미션은 너무나 가혹하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면 바로 키스하고 침대로 가는 게 일상이었던 이들에게 무려 합숙을 하면서 스킨십을 억누르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인 것. 하지만 상금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아서 참가자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욕구를 참아낸다.  

 

 

 

 

 

 

 

 프로그램 취지를 들었을 때 난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야 너네 상금 탐나면 그냥 한 달 참아봐' 해놓고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실험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주려고 한다는 데에서 참가자들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직 성적인 행위만으로 쉽고 짧은 만남을 반복해온 사람들에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교감하는 법을 알려주고, 유의미한 경험을 선물한다면 꼭 성장물 영화를 보듯 감정이입이 일어나고 감동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는 보기 좋게 박살났다..ㅋㅋㅋㅋ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져서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 어떤 리뷰들은 보니까 참가자들의 매력이 다 다르고 예상치 못한 행동들을 해서 계속 보게된다던데 난 별로... 항마력 딸린다고 해야하나; 결국 끝까지 보지도 못했다.

 

 

 

 

 아, 이거 내가 생각한 그런 프로그램 아닌가보다. 프로그램 취지 소용없겠다. 시간 아까워. 꺼야지. 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1:1 데이트 장면들 ㅋㅋㅋㅋㅋ

 

 아니 1:1 데이트 자리를 만들어 주면 뭐하나.. ㅠㅠ 진지하게 대화 나눠보라고 해도 장난 + 섹스어필만 난무하는 모습보고 진짜 신기하고 재미없었음... 생전 차분하게 일상적인 이야기 한번도 해 본적  없는 사람들인가?? 아무리 사귀기 전에 일단 잠부터 자보는 게 그들의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해도, 적어도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면 티키타카 기본적인 대화는 오갈 줄 알았는데... 어떤 진지함도 설렘도 없는 분위기라 진짜 단편적인 느낌.. 노잼..


 별점을 준다면 ★★☆☆☆

 다섯 개 중에 두 개..? 별 두 개도 참가자들의 매력, 흥미진진한 러브라인 이런 게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문화에 대한 충격과 신선함 때문이다.

 

 혹시 이 프로그램 뭔가 싶어서 후기부터 찾아보는 사람 있다면 참고가 되길. 나처럼 참가자들의 '연애'를 보고 싶은 사람은 비추. 그냥 외국인들 벗은 몸매 + 개방적 성문화 구경하고 싶은 사람, 별 생각없이 시간 때울 예능 찾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 

하트시그널을 사랑하는 우리들..

 

 

 

 

 우리 정서랑 심각하게 달라서 그런지 초반 문화충격과 신선함에 흥미가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핱시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ㅠㅠ 반대로 그쪽 문화 사람들은 하트시그널 보면 폭망 노잼이려나..?

 

 난 하트시그널처럼 기본적으로 마음을 애타게 하고 스토리가 있는 연애 예능은 그쪽 사람들한테도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스토리는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힘이 있잖아!!)

 

 근데 남편이 내 얘기 듣더니 아닐 거라고, 아마 마음 표현 못하고 우물쭈물 하거나 조금만 닿아도 움찔하는 거 보면 저게 뭐냐고 답답해 미치려 할 것 같다고..ㅋㅋㅋㅋㅋ 

 

 

 

 

 

투 핫에서 론다랑 샤론이 첫 날 해변에서 눈 마주치자마자 바로 누워서 딥키스하는 거 봤을 때 나는 으악, 헉, 경악만 했지 진짜 하나도 하나도 설레거나 재밌지가 않았다.

 

 동시에 핱시 2에서 양원장이 말했던 팔꿈치이론 ㅋㅋㅋ 생각나면서.. 너무 비교되고 신기하고.. 우린 이렇게나 조심스러운데 하이 하와유 인사하고 3분 만에 나 너 좋아 ㅇㅇ 키스하자 키스 ㄱㄱ 이러다니;;ㅋㅋㅋㅋㅋ

 

 저런 게 진짜 좋나..? 차차 감정을 쌓아가다가 조심스럽게 발전하는 스킨십이어야 그만큼 짜릿하고 설레고 감동적인 거 아니냐고.. 그래야 그 여운도 오래가고.. 저렇게 아무하고나 만나자마자 키스하고 만지고 난리나면ㅋㅋㅋ 그만큼 쉬운 게 되고, 쉽고 흔하면 소중하지 않은 게 되고, 소중하지 않으면 빨리 잊히고 여운도 없고 그럴 것 같은데... 

 

 

 

 

 

 그래도 되게 재밌다고 생각한 관전 포인트 하나는.. 참가자들이 다 진짜 진짜 너무하리만치 솔직하다는 거다ㅋㅋㅋ

 

 초반에 프란체스카랑 해리가 처음으로 몰래 키스해서 상금 깎인 사건에서, 해리가 프란체스카 팔아서 거짓말 하는 장면도 그렇고 (쓰레기네 뭐네 해놓고도 결국 해리랑 커플이 된 프란체스카 너무 신기했다... 모두에게 자기를 거짓말쟁이로 만든 양아치가 좋다니..ㅋㅋㅋㅋ) 

 

 또 프란체스카랑 헤일리가 복수작전으로 여자끼리 몰래 키스하고 상금 깎은 후 모른척 연기하는 것도 충격... 방송으로 다 나갈 거 알면서도 본인들 원하는대로 막 행동해버리기ㅋㅋㅋㅋ 하트시그널이든 다른 프로그램이든 한국 방송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나온지 얼마 안 됐는데 인기가 엄청 많은지 사람들이 검색도 많이 하고, 각국에서 인기시청순위 1위 찍고 있는 투 핫(too hot),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많은 것 같다. 

 

 너무 자극적이다, 선정적이다, 이해가 안 된다 라기 보다 이해는 되는데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그들만의 성문화... 하트시그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감당하기 버거운ㅋㅋㅋ.. 시간 쓰고 싶지 않은 프로그램일거야..ㅠㅠ 

 

 설렘도 없고 진중함 1도 없는 이런 연애, 나는 구경하는 것 조차도 재미 없고 싫은 거 보니... ^^; 진정한 선비.. 찐텐 유교걸인가보다.. 

 


 참, 투 핫 출연자 중에서 제일 많은 사랑 받은 남/여 캐릭터. 프란체스카와 해리. 둘은 실제 커플이 되어 인스타에 사진이랑 영상 막 올라오는 중이다! 잘 어울리는데 ㅋㅋㅋㅋㅋ 해리 거짓말 장면 정뚝떨이라 신기하기만 함....